작년 12월에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해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중국의 경제 부활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려는 철광석, 구리, 원유 등 실물 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하락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의 4월 총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7.9% 감소하여 경기 회복에 성공하지 못했음을 나타냅니다. 결과적으로 소비 심리는 여전히 약하고 제조업 활동은 위축되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 활동의 부활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낙관적인 것일까요?
세계 공장의 둔화되는 엔진
손석우 경제평론가 겸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는 4월 중국의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세계 경제 성장의 엔진으로서 중국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합니다. 특히 수입 감소는 내수 시장 부진과 중국의 재수출 수요 감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주목할 만합니다.
미래는 더욱 암울해 보입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위험이 증가하고 미국과 중국의 정치적, 외교적 대립이 심화되면서 미국의 동맹국들이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고 있습니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주요 부품 공급망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되면서 중국은 더 이상 세계의 공장으로서 누렸던 프리미엄을 누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인도가 글로벌 기업의 차세대 제조 허브로 부상하면서 장기적으로 중국의 역할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제 불확실성 속에 놓인 한국 경제의 복병
노지현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현재 한국이 처한 상황을 '혼전 양상'이라고 진단합니다. 올해 초만 해도 중국의 경기 부흥으로 원자재 수요가 증가해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예상보다 느린 중국 경기 회복이 이러한 추세를 반전시켰습니다.
원자재를 수입하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가격 하락이 호재입니다. 연료 및 원자재 비용 하락은 국내 기업의 비용 절감과 에너지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되어 잠재적으로 국내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는 글로벌 경기 침체의 신호로 해석될 수 있으며, 수출 기업에게는 우려스러운 신호입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경기 회복을 위한 더 긴 여정
김성선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는 중국 경제 재개 초기에는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고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서 경기 회복의 조짐이 보였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재개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긴축 정책의 장기적인 부작용으로 미국의 성장률이 약화되고 유로존도 소매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습니다. 중국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과거와 같은 중국 주도의 수출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 둔화 장기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국 이외의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댓글